포항 하면 대부분 바다부터 떠올리지만, 사실 이곳엔 조용하고 깊이 있는 ‘사찰 여행지’도 참 많아요. 특히 ‘보경사’, ‘칠포사’, ‘오어사’는 각각의 매력이 또렷해서 저는 세 곳 다 다녀왔고, 다녀온 뒤로도 자꾸 떠오를 만큼 인상 깊었어요. 이 글에서는 그 세 사찰의 분위기, 위치, 추천 포인트를 비교해보며 직접 다녀온 느낌을 솔직하게 전해드릴게요.
보경사: 자연과 함께 걷는 사찰 산책
보경사는 제가 처음 포항 여행을 계획하면서 가장 먼저 체크한 곳이에요. ‘내연산’ 자락에 위치해서 사찰을 보러 간다기보단 ‘산 전체를 함께 체험하러 간다’는 느낌이 더 강했죠. 입구부터 웅장한 산과 폭포 소리가 반겨주는데, 마음이 절로 차분해지더라고요.
특히 가을에 가면 정말 강추입니다. 단풍이 사찰 주변과 계곡 사이사이로 가득 물들어 있어서 그 자체가 한 폭의 그림 같아요. 주차장도 넓고 잘 정돈돼 있어서 가족 단위로 방문해도 편하더라고요. 길 따라 가다 보면 작고 정갈한 찻집도 있고, 지역 농산물 파는 작은 가게도 있어서 쉬엄쉬엄 걷기 참 좋아요.
사찰 내부에는 보물로 지정된 불상과 건축물이 많고, 조용한 법당에서 잠깐 눈 감고 앉아 있는 것도 참 좋았어요. 역사적인 배경을 몰라도 그냥 그 분위기 자체가 묵직하고 편안해서요. 자연과 불교문화가 절묘하게 어우러진다는 게 딱 이런 곳이 아닐까 싶어요.
칠포사: 바다와 해돋이가 있는 사찰
보경사와는 정반대로, 칠포사는 작고 조용하지만 뭔가 '감성'이 살아 있는 곳이에요. 저는 일출 시간에 맞춰 갔는데요, 절 앞에 펼쳐진 바다에서 해가 떠오르는 장면은 지금도 잊히지 않아요. 사찰 뒤에 바다가 있는 느낌, 상상 가시나요? 해변 사찰은 흔치 않잖아요.
그렇게 크진 않지만 건물 하나하나가 정갈하게 자리잡고 있어서 차분한 분위기가 인상 깊었고, 관광객이 몰리지 않아 더 좋았어요. 혼자만의 시간을 보내고 싶을 때 정말 잘 어울리는 장소예요. 사찰 뒤쪽으로는 작은 산책길도 있어서 천천히 걸으면서 생각 정리하기 딱 좋았고요.
도심에서 멀지 않아서 드라이브 겸 다녀오기에도 좋습니다. 포항 시내에서 차로 15~20분이면 충분해요. 그리 크지 않아서 가볍게 들렀다 오기 좋은 곳이라, 긴 여행이 부담스러운 분들께 추천하고 싶어요.
오어사: 마음이 맑아지는 조용한 명상 공간
오어사는 그날 유독 흐린 날씨였는데도 이상하게 기분이 맑아졌던 곳이에요. 이름부터가 ‘말이 통했다’는 의미의 ‘오어(悟語)’인데요, 실제로 가보면 그 말이 왜 나왔는지 알 것 같더라고요. 자연 속에 조용히 자리한 절, 그리고 주변의 연못과 조용한 산책로… 도시에서 느낄 수 없는 잔잔한 울림이 있었어요.
특히 인상 깊었던 건, 사찰을 둘러싼 나무들이 주는 느낌이었어요. 정리된 산책길을 따라 걷다 보면 그냥 ‘잘 쉬고 간다’는 느낌이 절로 들더라고요. 요란한 건 아무것도 없는데 그게 오히려 마음을 비워주는 힘이 있었던 것 같아요.
요즘은 오어사에서 명상 프로그램도 가끔 진행된다고 들었는데, 다음에는 그걸 꼭 체험해보고 싶어요. 관광지 느낌보다는 ‘쉼터’라는 표현이 더 잘 어울리는 곳이에요. 차분한 시간을 갖고 싶은 분들, 혼자 조용히 걷고 싶은 분들께 딱이죠.
결론: 어떤 사찰이 나에게 맞을까?
포항의 세 사찰은 각자 다른 매력을 가지고 있어서, 어떤 분위기를 좋아하느냐에 따라 선택하면 좋을 것 같아요.
- 풍경+산책+역사적인 장소를 원한다면 보경사
- 바다와 해돋이, 감성적인 조용함을 원한다면 칠포사
- 사색과 명상, 내면의 평화를 찾고 싶다면 오어사
저는 세 군데 다 다녀오길 정말 잘했다고 생각해요. 각기 다른 감정과 기억이 남았고, 여행이라는 게 결국 그런 경험을 위한 거니까요. 포항 여행을 계획 중이시라면, 자연과 마음이 함께 머무는 사찰 여행도 한 번 고려해보세요. 분명 오래 기억에 남는 시간이 될 거예요.